Fever Pitch
“나는 적어도 축구에 있어 충성심이라는 것은 용기나 친절 같은 도덕적 선택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것은 사마귀나 혹처럼 일단 생겨나면 떼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결혼도 그 정도로 융통성 없는 관계는 아니다. 바람을 피우듯이 잠깐 동안 토튼햄을 기웃거리는 아스날 팬은 단 한사람도 없다.
축구팬에게도 이혼이 가능하기는 하지만(사태가 너무 심해지면 경기장에 가는 것을 그만둘 수는 있다) 재혼은 불가능하다. 지난 23년 동안 아스날로부터 도망칠 궁리를 했던 적도 많았지만 그럴 방법은 전혀 없었다.
창피스럽게 패배할 때마다 인내와 용기와 자제심을 총동원해 참아내는 수 밖에 없었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불만으로 가득 차 몸을 비틀 따름이다.” 우리 가운데 이성적으로 응원할 팀을 선택한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다 보니 그 팀을 응원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팀이 2부 리그에서 3부 리그로 강등되거나, 가장 우수한 선수들을 팔아치우거나, 뻔히 경기할 줄 모르는 선수들을 사들이거나, 꺽다리 최전방 공격수에게 공을 제대로패스 못하는일이 700번이나 반복되어도, 그저 우리는 욕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2주 동안 전전긍긍하다가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와서 또 그 곤욕을 치르는 것이다.”
-피버 피치, 닉 혼비-

